<포럼>不孝 조장하는 ‘민법 558조’ 시정해야
<포럼>不孝 조장하는 ‘민법 558조’ 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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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웅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지난주 대법원 제3부는 부모 부양을 제대로 하지 않는 자식에게 증여한 부동산을 돌려 달라는 아버지의 청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확정했다. 그동안 노후의 부양을 기대하면서 부동산이나 기타 상당한 재산을 자식에게 증여했으나 부양은커녕 자식으로부터 홀대나 학대를 당하는 부모들이 증여한 재산을 반환하라고 소를 제기해 왔으나 대부분 패소했다. 그래서 이 판결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급속히 진전되는 고령화와 더불어 지금 노인 빈곤(貧困), 노인 부양(扶養)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눈부신 경제 성장에 민주화까지 일군 역군이었던 지금의 노인세대는 가정에서는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투자해 왔다. 노인 빈곤은 이런 헌신(獻身)과 무관치 않다. 대다수의 부모는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던 것이다. 그런 부모를 공경(恭敬)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덕이었다.그런데 독거노인 가구가 전체 노인의 20%를 점하고, 부모를 방문하지 않는 자녀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장년의 자녀들이 지금의 풍요를 누리는 것도 우리의 전통적인 도덕과 문화를 믿고 헌신한 부모가 있었기 때문인데, 자녀세대는 노인세대의 그런 믿음을 배반하는 셈이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노인 보호 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의 가해자 중 70% 이상이 친족이고, 자녀나 그 배우자가 60%나 된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이런 현실에 일조하는 것이 민법 제558조다. 증여받은 자식이 증여한 부모를 부양도 하지 않고, 학대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한번 증여한 재산은 되돌려받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보편적 도덕과 전통적 가족 문화에 맞지 않다. 도덕과 문화에 맞지 않는 내용이 법으로 승격되면, 어느새 거기에 익숙해져 그 내용에 분노하긴커녕 법의 무지를 탓하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모가 상당한 재산을 증여할 때 자기 노후의 부양에 대한 선한 믿음이 있고, 증여받는 자식 또한 이를 알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민법 제558조 때문에, 부모부양을 각서로라도 받아두지 않으면 불효자로부터 증여재산을 되돌려받을 수 없다. 각서를 받지 않았던 수많은 부모는 법에 무지한 자신을 탓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증여(贈與)’라는 행위는 가장 선한 마음에서 행해지기에 이기심에 기초한 자본주의 사회를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이런 행위를 더 북돋우기 위해 증여자에게 각종의 세제 혜택을 주기도 하고, 증여한 물건에 흠이 있더라도 법적 책임을 덜어 준다. 반면, 증여받은 사람의 배은행위, 범죄행위, 부양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재를 가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법이다. 프랑스 민법 제955조, 스위스 채무법 제249조, 독일 민법 제530조 등도 그렇다. 민법 제558조는 어떤 연유로 입법됐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법이다. 민법전 제정 당시 ‘증여’의 사회적 기능을 숙고하지 않고, 이 규정이 보편적 도덕 관념에 얼마나 위배되는지 고민하지 않은 채 덜컥 입법한 것임에 분명하다.불효(不孝)방지법의 핵심은 이 규정을 없애자는 것이다. 보편적 도덕과 전통적 가족 문화를 복원하려는 소극적인 조치이지,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물론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판단 기능과 인지 기능이 쇠퇴할 수밖에 없는 100세 시대 노인세대가 말기 삶을 좀 더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게 노인의 권익 옹호와 지원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적극적인 조치도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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